{ 마지막 한 조각을 } - 하루 (@HaruSky_) - [ 04화 / 미움 ] - 매일 연재 [ 작가의 말 ] 첫사랑이라는 막을 내린 연극 스스로를 더욱 안타깝게 만든 수연이... 내일 5화로 뵈어요~
[ 04 : 미움 ] 세상은 늘 아프고 잔혹하다. 첫사랑이라는 연극은 막을 내렸지만, 그 이후의 연극은 계속 되었다. 원하지 않는 흐름의 연극을 계속해서 보게 만드는 잔혹함. 세상이 바뀌었다. 아니,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눈이 바뀌었다. 세상은 날 아프게 하더라도, 아름답기 마련이라고, 남들은 생각하겠지. 아니었다. 아름답다고 믿던 세상은 늘 미워지기 마련이라고... . . . 박정헌의 행복을 빌진 않았다. 그 애가 행복하면. 그 애가 내가 아닌 다른 여자를 사랑하고, 자식을 낳는다면. 그런다면, 내가 너무 아플 것 같아서. 너가 없는 나는 내가 아닌데, 너가 없으면 난 더욱 아플 뿐인데, 더는 행복할 수가 없는데... 그 애가 행복하면 내가 더욱 견디기가 힘들 것 같았다. ... 난 이기적이었다. . . . 그 이후론 엄마를 보지 않으려 해도, 하는 수 없이 보는 일이 몇 번 있었다. 무작정 집을 나오면 갈 곳이 없었다. 한 공간에 함께 있는데, 마주하지 않을 수가 없지 않겠는가. 엄마는 내게 수십 번, 수백 번 말을 걸었다. "... 수연아." "..." "수연아..." "..." "... 수연아...?" 몇 번을 불러도 대답하지 않았다. 입을 열지도 않았고, 내 앞에 엄마가 있을 때면 고개조차 들지 않았다. '엄마' 라는 존재는 내 안을 뒤틀리게 만들었다. 구역질이 나도록 역겹고 미운 존재. 그럼에도 다시 볼 수 밖에 없는 존재였기에. 엄마는 할 말이 있어 보였다. 내가 꼭 들어줬으면 하는 얼굴. 하지만 난 끝까지 대답하지 않았고, 엄마가 말을 시작하려면 보란 듯이 귀를 막거나 자리를 떠버렸다. 엄마에게 상처를 주고 싶었던 걸까, 엄마도 아팠으면 했던 걸까. 왜인지 모르게 엄마의 말을 들으면 내가 엄마를 용서 해버릴 것 같았다. 엄마도 얼마나 아팠었는지 아니까, 엄마가 얼마나 불쌍하게 살았는지 아니까. 늘 안타까워 했던 사람이니까. . . . 난 어렸다. 난 젊었다. 스물 넷, 스물 다섯... 그 이후론 세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눈을 떴을 땐... 내가 이미 나이를 먹고 난 뒤였다. 스물 여덟. 결혼이란 말이 내 뒤를 쫓는 느낌. 스물 여덟이 되어서도 결혼을 안 한 여자라면, 이제는 살 길이 없다. 살고 싶진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내가 너무 불쌍해서. 엄마의 잘못에 힘들어 하는 내가 너무 안타까워서 그랬다. 내가 너무 안타까워서... 그런 선택을 했는데, 날 더욱 안타깝게 만들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