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빙하설단 본기지. 요상한 기계는 여전히 혼들을 빨아들이고 있었다. "핫-하! 이거이거 정말 후련한데!! 더 빨아들여!! 더!!" 루에니가 지 혼자 들떠 말을 쏟아내는 사이, 디루젼은 고민하는 얼굴로 혼자 생각에 잠겼다. "디루젼님. 무슨 고민이라도?" "퓨리가 만들어준 이 기계.. 빨아들이는 양이 부족하다." "무슨 소리십니까? 이것 덕분에 영혼 수집량이 엄청나게 늘지 않았습니까?" "물론 그렇지. 하지만 기간트 제로님의 부활에는 이것보다 훨씬 많은 영혼이, 마력이 필요하다. 그것에 비하면 턱없이 적게 나와." "어쩔 수 없지 않습니까. 마물들의 영혼엔 마력이 적으니까요." "그렇다면..." "디루젼과 디스트랙션이 이야기하는 사이 누군가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아, 퓨리. 자네인가." "예. 퓨리 워커, 디루젼 님께 인사 올립니다." 자신을 퓨리라고 소개한 그 여인은, 은은한 푸른빛이 감도는 머릿결과 그와 상반되는 붉은 제복에 금단추로 소매가 장식된 코트를 걸친, 마치 지휘자 같은 차림의 여성이었다. "그래, 퓨리. 내가 자네를 왜 불렀는지 알겠나?" "그야 전에 말하신.. 프로젝트 EIY를 물으러 부르신 것 아닙니까?" "그것도 있지만, 자네 힘을 빌려야 할 곳이 생겼거든. 자, 이쪽으로.." . . . . 퓨리가 안내받은 곳은, 빙하설단이 기지로 쓰고 있는 동굴의 가장 깊숙한 곳. 촛불에 의지해 희미하게 길이 보이고 있을 정도로 어둠에 잠긴 곳이었다. "....대체 여기에 무엇이 있다고..?" "다 왔다. 여길 보도록." 디루젼이 랜턴을 밝히자, 한쪽 벽에 새겨진 벽화와 문자가 드러났다. "동굴을 기지로 쓰려고 확장하던 중에 이런 벽화를 발견했네. 원래라면 무시하고 지나치겠지만.." 이제 디루젼의 눈길은 벽화의 맨 왼쪽, 기괴하고 섬뜩한 생명체를 묘사한 그림에 가 있었다. "이건 누가 보아도 우리의 위대한, '기간트 제로' 님이시지 않나? 그분이 벽화에 새겨져 있으니 이 벽화도 분명 대단히 중요한 것일 터." 디루젼의 눈길이 다시 퓨리에게 옮겨갔다. "이걸 해석하기 위해선 뛰어난 메카닉이자 고고학자인 자네가 꼭 필요해서 말이지." "...그런 것이었습니까." "혹시 지금 바로 해석이 가능하겠나?" "이 문자는 아직 밝혀진 게 적어서 제 기지에 가야 제대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혹시 탁본을 떠도 되겠습니까?" "원한다면." 퓨리는 품에서 양피지와 펜을 꺼냈다. "우토 아리티." 주문을 외우자, 양피지 위에서 펜이 저절로 움직이며 춤추듯 본을 뜨기 시작했다. "그럼 다른 걸 물어볼까. EIY 프로젝트는.. 어떻게 됐지?" 그 말에 퓨리의 표정이 잠시 굳었다가, 다시 돌아왔다. "육체와 정신은 사실상 완성이지만.." "이지만?" "말하셨던 '오류'가 도저히 제거되지 않고 있습니다." "아. 그 오류 말이지. 혹시 전체의 어느 정도를 차지하나?" 퓨리는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1%...입니다." "그 정도인가? 그렇다면 없애지 않아도 좋다." "예?" "고작 1%가 무슨 위협이 되겠나? 괜찮으니 실행하도록." "..알겠습니다." 퓨리는 탁본을 끝낸 양피지와 펜을 챙기고, 디루젼에게 경례한 뒤 입구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퓨리의 품에서 작은 쪽지가 떨어졌다. 디루젼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작은 쪽지엔.. "1퍼센트의 가능성, 그것이 나의 길이다." [TO BE CONTINUED]
늦어서 죄송합니다. 저는 왠지 밤에 아이디어가 잘나와서 밤샘작업을 많이 하거든요.